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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
[ 2005/11/30 ]
내 귓속에는 막다른 골목이 있고,
사람 사는 세상에서 밀려난 작은 소리들이 따각따각 걸어 들어와
어둡고 찬 바닥에 몸을 누이는 슬픈 골목이 있고,
얼어터진 배추를 녹이기 위해 제 한몸 기꺼이 태우기 위해
새벽 농수산물시장의 장작불 소리가 있고,
리어카 바퀴를 붙들고 늘어지는, 빌어먹을 첫눈의 신음소리가 있고,
좌판대 널빤지 위에서 푸른 수의를 껴입은 고등어가 토해놓은
비릿한 파도소리가 있고, 갈라진 손가락 끝에
잔멸치 떼를 키우는 어머니의 짜디짠 한숨소리가 있고,
한땀 한땀 나를 꿰어내던 겨울비의 따가운 박음질 소리가 있고...


詩 : <달팽이집이 있는 골목 : 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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